매년 이맘때쯤, 우리는 자연스럽게 리모컨이나 마우스를 백상예술대상으로 향하게 됩니다.
2025년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역시 많은 기대 속에 열렸고, 수상작들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OTT와 방송사, 신예와 베테랑, 픽션과 논픽션 간의 경계가 더욱 흐려진 해였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시도와 서사가 주목받았고, 그 결과물들이 수상의 무대에 올랐습니다.
지금부터는 올해의 백상 수상작을 중심으로, 어떤 콘텐츠가 지금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방송 부문 대상, ‘흑백요리사’가 말하는 계급의 풍경

2025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대상은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전쟁’이 차지했습니다.
요리 예능이라는 익숙한 틀 안에서 ‘계급 구조’라는 묵직한 주제에서 흑수저의 전혀 몰랐던 셰프들이 돋보이던 이 작품은 기획력 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요리로 승패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조리와 서빙, 전략과 협력이라는 요소를 통해 요리뿐만 아니라 서바이벌의 경쟁과 권력의 본질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루었습니다.
드라마 부문, ‘폭싹 속았수다’의 두터운 서사와 완성도

작품상과 극본상, 그리고 남녀 조연상 총 4관왕을 수상한 드라마는 바로 ‘폭싹 속았수다’입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 드라마는 제주 방언을 쓰는 여성 화자의 삶을 4계절로 나누어 구성한 독특한 서사 구조로 주목받았습니다.
극본은 임상춘 작가가 맡았으며, 그만의 따뜻하고 세밀한 대사들이 주인공의 삶을 입체적으로 완성해 냈습니다.
조연상 남녀 수상자인 최대훈과 염혜란은 각자의 캐릭터에 무게감을 부여하며 극의 감정선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지역성과 여성 서사, 정서적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2025년 콘텐츠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준 작품 중 하나입니다.
배우 김태리와 주지훈, ‘정년이’와 ‘중증외상센터’의 무게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정년이’의 김태리가 수상했습니다.
음악감독 장영규가 예술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여성국극이라는 여성서사와 전쟁 후 시대상을 동시에 담아낸 시대극 드라마였습니다.
김태리는 인물의 감정선을 밀도 높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탄탄히 지탱하는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은 ‘중증외상센터’의 주지훈에게 돌아갔습니다.
생사의 경계에 선 환자들과 마주하며, 냉정하면서도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영웅적인 의료진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의학 드라마 특유의 사실성과 감정의 진폭을 모두 잡아낸 점이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신예의 약진, 추영우와 채원빈
신인 연기상 수상자로는 ‘옥씨부인전’의 추영우,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채원빈이 선정되었습니다.
두 배우 모두 선 굵은 연기보다는 섬세한 디테일로 캐릭터를 구현해 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영우는 고전극 형식을 빌린 사극에서 절제된 감정을 보여주었고, 채원빈은 감정의 흔들림을 표현하는 강약 조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신인 배우들이 드라마 속에서 서브 캐릭터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예능상과 연출상, 다양성과 도전의 현주소
남자 예능상은 꾸준히 예능계를 이끌어온 신동엽,
여자 예능상은 매서운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수지가 수상했습니다.
연출상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연출한 송연화 감독이 수상하며, 여성 연출자의 성장과 다양성 확보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또한, 교양 부문 작품상은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SBS)로, 한국 음악사의 독립성과 저항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였습니다.
2025년 제61회 백상예술대상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성과 메시지, 실험성이 강조된 시상식이었습니다.
전통적인 강자들이 다시 주목받는 한편, 새로운 시도와 신예들의 약진도 돋보였습니다.
‘흑백요리사’의 대상을 비롯해, ‘폭싹 속았수다’와 ‘정년이’ 같은 드라마는 우리가 지금 어떤 이야기에 목말라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깊이 있는 콘텐츠를 찾고 있다면 올해 백상 수상작들을 주목해 보세요. 당신의 감정과 생각을 흔들어 줄 이야기가 그 안에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유익하셨다면 댓글로 감상 남겨주시고, 지인과 공유해 보세요. 좋은 콘텐츠는 함께할 때 더 의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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